Log/Hutori Huyuen


To. 카와라사키 유이토 / 문답 더보기 요 문답입니다. ※메타적인 허용으로 아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대상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컨셉입니다. ※염병이 진짜진짜 심합니다. 1. 애인의 이름은? - 카와라사키 유이토. ···아, 이젠 후토리 유이토가 되겠네요···. 사람을 이어 연을 맺는다는 뜻의 이름인데··· 대부분의 사람은 이름을 따라 살아간다고 하잖아요. 적어도 형에게는 잘 맞는 말 같아요. 늘 사람이 곁에 있고, 사람을 끌어모으는 분이니까요. 카와라사키는, 이제 의미 없으니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겠죠···. 2. 내가 애인을 부를 때의 애칭은? - 형. 유이토 형. 사실 선배님··· 이라는 호칭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지금의 호칭을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으니까···. 아, 애칭이라면..


To. 카와라사키 유이토 / 문답 더보기 요 문답입니다. ※메타적인 허용으로 아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대상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는 컨셉입니다. Q. 상대에게 처음 사랑에 빠진 순간은? - 음··· 형에게도 한 말이지만, 처음을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은 아니었지만 첫만남부터 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특유의 쾌활함이나 상황을 이끌어주시는 능력이··· 부럽기도 했고, 좋았거든요. 가랑비에 젖거나 눈밭을 걷고 나면 발자국이 남는 식의 비유를 종종 하잖아요···. 그런 사랑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굳이 시작을 찾자면, 원인이 된 날은 휴대폰에 형의 전화번호가 처음 찍힌 그 날일까요···? 그 순간이 없었더라면 여기까지는 못왔을지도요···. 이 사람을 사랑하고 ..

To. 카와라사키 유이토 | 일상 빙고판 키워드 '크리스마스' 해당 로그에서 이어집니다. (PW: you) 당신의 손등을 따라 하얀 손가락이 움직인다. 신호가 걸리는 짧은 찰나마다 손바닥이 마주 덮이고, 훈훈한 공기가 감도는 차 안에 부드러운 적막이 깔린다. 자동차의 엔진음, 심야 방송을 틀어 주고 있는 라디오, 가로등의 불빛 아래로 보석처럼 흩날리는 눈송이들. 모든 순간을 눈으로 좇으며 크리스마스를 떠나보낸다. 당신과 함께 보냈던 수많은 기념일이 머릿속으로 스쳐 지났다. 우리는 여전히 어제와 같겠지만, 내일은 조금 다르겠지. 아주 조금. 다가가지 못했던 거리를 한 걸음 다가가고, 차마 뱉지 못하고 목 안으로 삼키던 말들을 뱉고. 수없이 생각으로만 그려보았던 당신과의 데이트를 실현하고 나면 사랑을 속삭이..


To. 카와라사키 유이토 sa7225.tistory.com/124 (PW: 1203) 해당 로그에서 이어집니다.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보면 조금 구겨진 이불자락이 보인다. 이미 깨어나 사라진 당신의 자리를 손으로 더듬어 본다. 아침도 좋지만, 주말에는 좀 더 누워있어도 괜찮을 텐데. 생각과 함께 커튼 사이 스미는 햇볕에 의지해 시계를 찾았다. 오전 9시. 어김없이 나보다 일찍 깨어난 당신은 부엌에서 바쁜 모양이다. 살짝 열린 방문 틈으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 것을 보면. "후유엔~ 잘 잤어? 오늘도 내 꿈 꿨고?" "···좋은 아침이에요···. 맞춰보실래요?" 깨어나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인지 당신이 문 안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찡그리듯 웃으며 이불에 고개를 파묻자 당신의 웃음이 들렸다. 등을..


후토리 후유엔 & 나나사토 히나오 이능력 AU 반복재생 해주세요. 감각은 늘 그렇듯 얼어버린 표면 위를 긁는 것과 비슷했으나, 뒷목을 타고 몸 끝으로 퍼져나가는 타인의 기운은 생각보다 따스했다. 딱 나나사토 히나오를 닮은, 단지 인간의 체온이라기엔 제법 강렬한 온기였다. 이 빌어먹을 이능은 주인을 닮는 모양이지. 후토리는 새삼스레 입 밖으로 스며 나오는 냉기를 느끼며 손끝을 당겨 장갑을 벗었다. 이미 얼어가기 시작한 손으로부터 얼음 결정이 후두둑 떨어져나왔다. "민간인은 모두 대피했다." "진입할까요?" "가." 남은 한쪽의 장갑을 벗어 바닥에 대강 던진 후토리는 숙이고 있던 상체를 들었다. 온기가 몸 안을 녹이고 그 자리에 다시 냉기가 차오른다. 순환되는 열기에 주체할 수 없이 주변의 공기가 차가워지기..

후토리 후유엔 → 카와라사키 유이토 반복되는 것은 습관이 된다. 변화가 없다면 생활이 되고,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면 약속이 된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기다릴 수 있는 이유라는 건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든 서로의 외로움을 덜어주기에 제법 좋은 방법이었다. 노을이 지고 밤이 찾아오는 시간. 찬바람이 창밖의 이파리를 흔들고 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시간. 후토리는 간만에 꺼내든 책의 낱장을 한 장 넘겼다. 가령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난 더 행복해지고, 4시가 되면 초조해하겠지. 행복의 대가를 알게 되는 거야. 후토리는 이제서야 그 문구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이를 한 살 먹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는 이 작은 책은 스스로의 변화를 인식시킨다. ..

후토리 후유엔 → 나나사토 히나오 화원에서 들려오는 지저귐이 부쩍 늘었다. 작년 봄이 지나는 시점부터 츠바하나의 구석에는 작은 우물이 생겼다. 작은 새들이 잠시 발을 담그고 날개를 씻어내고 갈 수 있는 도자기 그릇 몇 개가 덤불 사이 바닥에 놓였다는 말이다.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얕은 물이 고인 우물에는 늘 동백꽃잎 한 둘이 둥둥 떠다녔다. 꽃이 피지 않는 계절에는 작은 잎사귀가, 그도 저물고 가을이 오면 하늘에 떠가는 구름이. 겨울엔 서리가 내리지 않도록 김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우물이었다. 근처에는 늘 두 개의 발자국이 있었다. 하나는 작고, 하나는 기다란. 1년이 지난 지금은 하나의 발자국만이 남았다.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댄 후토리는 책상 위에 얹은 다리를 까딱이며 밖으로 손을 뻗었다. 끼익―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