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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드거 솔렌타인의 〈스핀오프!〉 엔딩 로그. 러닝 당시 약속했으나 끝마치지 못했던 일들, 엔딩 이후 썰 푼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수정해야 할 사항이 있거든 알려주세요. BGM 〈스핀오프!〉의 엔딩이 났다. 어느 작품이든 멋진 엔딩 이후엔 에필로그가 따라오는 법이다. 이 사랑받은 이야기는 에필로그에 이어 외전까지 착실하게 연재되겠지만, 어쨌든 '페드거 솔렌타인'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활자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 그를 사랑해주는 사람 또한 분명히 존재하는 까닭에. 1. 레드 로즈 인의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속해 있던 세상으로 돌아갔다. 물론 페드거도 본래의 세상으로 돌아왔다. 원작의 정해진 흐름대로라면 그는 작품 속에서 어느 순간 분량이 줄어들고 그 이후로는 등장하지 않게 된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뱀파이어 AU - 칼릭스토 ※ 살해 & 신성모독 그 다리 아래에는 뱀이 살고 있어. 붉은 비늘, 새까만 혀, 백옥같은 눈동자와 아름다운 숨소리를 가진…… "그런 소문이 있어요? 이것 참, 당신이 나를 처음 보고 무서워한 이유가 있었네." 붉은 머리의 남자가 웃었다. 부드럽게 휘는 눈매 끝에 가로등의 조명이 얼핏 걸렸다. 여자 앞에는 오늘 처음 만난 남자가 다리에 몸을 기댄 채 서 있었다. 짧은 만남, 피곤에 지친 하루의 끝에서 만난 그 사람은 화려한 외모와 수려한 언변을 가지고 있었다. 고작 세 시간 정도가 지났던가? 슬슬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니 집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어쩐지 이 대화가 즐거워 집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소문을 퍼트린 건 누구였을까? 적어도 소문의 주인공이 이 남자는 아니었겠지. ..

뱀파이어 AU - 페드거 & 송아경 ※ 카니발리즘 괜찮아요. 가느다란 손가락이 적신 수건을 입술에 댔다. 잉크처럼 번져 나오는 피비린내가 코끝을 향기롭게 스쳤다. 얼마나 즐긴 거예요? 당신 입술이 찢어졌네. 부드러운 말씨에 상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끔뻑이며 손길을 받고 있었을 뿐이다. 그 모습이 안쓰러운지, 사랑스러운지, 남자는 수건의 깨끗한 부분으로 뺨을 닦아주며 웃었다. 낮은 웃음이 거대한 저택의 벽을 울렸다. 말도 참… 안듣지. 요즘에는 강한 인간을 찾아볼 수가 없어. 그래? 당신이 다 물어버린 게 아니려나…. 붉게 물든 셔츠의 단추를 풀었다. 하나의 피인지 둘의 피인지 알 수 없으나 섞여 드는 것을 보면 그보다도 훨씬 많겠지. 작은 생채기가 남은 어깨를 손끝으로 문질러보아도 상대는 반응..

붉은 잇새로 신음이 샜다. 피에 엉켜 제 색을 잃은 머리카락이 검은 가죽장갑 위로 달라붙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꺾이는 고개를 우악스레 틀어쥔 손이 당긴다. 시릴 만큼 하얀 시선이 페드거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폈다. 쯧, 하고 혀를 차는 소리 사이 웃음이 얼핏 섞였다. "꼴이 말이 아니네." "…하…." "회장님이 얘기를 들어보겠다 하시니… 나야, 별수 없죠." "……." "그분 말은 따라야 하니까. 넣어요." 짧은 지시와 손짓. 칼릭스토의 구두가 한 걸음 물러섬과 당시에 페드거의 몸이 들렸다. 항만의 끝자락, 컨테이너 박스 사이로 늘어진 드럼통들. 그중 빈 껍데기 하나의 뚜껑이 열리고 곧 안쪽이 채워졌다. 드럼통 속에 구겨진 페드거는 이 상황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칼릭스토가 곧장 자신의 몸..




Dear. Hebe 동봉한 선물은 잘 받으셨습니까? 루엔야크의 설산에서 자라는 꽃입니다. 이곳에는 식물학자나 꽃을 전문적으로 기르는 사람이 없어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만, 가파른 절벽과 눈 속에서 자라는 꽃인듯합니다. 들꽃에 가까워 당신에겐 수수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곧 다시 뵐 테지만, 섣부르게 몇 자 적습니다. 글자로 내어놓지 못한 생각들은 너무 빠르게 사라져버리더군요. 루엔야크의 모든 말은 애셜을 말미암아 꺼내 두지 못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당신은 곧 공식적으로 루엔야크의 일부가 될 테니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루엔야크의 지난 방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설원에서 농기구를 들고 있던 노인을 기억하십니까. 당신께선 그의 손을 잡으려 드셨고, 저는 그를 위로하지 말라 하였습니다. 이 ..